[김재동 원로목사 신앙칼럼] 가정을 소중히 여깁시다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5월을 가정의 달로 지킵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이 날이 5월에 있고 또 부부의 날도 있습니다.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인데, 21일 날짜에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부여해 국가 공식기념일로 제정되었습니다. 부부의 날은 부부간의 소중한 관계를 되새기고 가정의 화목을 독려하는 취지에서 1995년 경상남도 창원에 살았던 권재도 목사 부부가 시작했는데, 그 후 민간추진위원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마침내 2007년에 정식으로 법정기념일로 제정하게 되었습니다.

가정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소중합니다. 창세기 2장을 보면,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드신 후에 가장 먼저 하신 일이 가정을 만드신 것입니다. 아담이 홀로 사는 것이 좋지 않게 보여 하나님께서는 그의 배필로 하와(이브)를 만드신 후 두 사람을 짝지어 부부로 한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결혼은 인간의 필요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닙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아이디어입니다. 그래서 “결혼은 신성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결혼에 의해 한 몸으로 맺어진 부부를 중심으로 가정이 형성됩니다. 그러므로 가정도 신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이 친히 제정하신 기관은 가정과 교회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5장에서 부부의 관계를 예수님과 교회의 관계에 결부시키고 있습니다. 교회가 머리 되시는 예수님께 복종해야 하듯이 아내는 자기의 머리인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며, 예수님이 교회를 사랑하여 자기 자신을 희생하신 것처럼 남편은 아내를 헌신적으로 사랑해야 한다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이 비밀이 크도다!”라고 감탄사를 토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씀에 비추어 볼 때 가정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1967년 홈즈와 라혜에 의해 만들어진 ‘스트레스 평가표’는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자주 인용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 평가표에 의하면, 스트레스 지수가 최고인 경우는 배우자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수치를 100으로 하고 그 외 나머지 스트레스 지수를 수치로 표시했는데, 수치가 높은 순서로 상위 15가지 중에서 무려 10가지가 가정 또는 가족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직장 일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직장보다는 가정의 일들로 인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이 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연구의 대가인 한센 박사에 의하면, 화목한 가정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극대화시켜 준다고 했는데,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가정불화야말로 스트레스의 최대의 적임을 의미합니다. 윈스턴 처칠은 세계 제 2차 대전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지만 화목한 가정 덕분에 그 엄청난 스트레스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한센 박사의 주장입니다. 가정은 어떠한 스트레스도 녹일 수 있는 최상의 안식처요 최후의 보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파산자는 가정이 망가진 자일 것입니다. 가정이 망가지면 몸도 마음도 망가지며, 나아가 자칫 영적으로도 파산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가정이 평안해야 신앙생활도 잘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섬기는 일에 오직 믿음만 있으면 되지 가정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가정이 평안하지 못하면 신앙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늘 경험하곤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정을 화평하고 화목한 가정으로 가꾸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세속적인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결혼은 하나님이 세우신 제도요, 가정은 하나님이 세우신 기관이기 때문에 우리 가정을 하나님이 원래 의도하셨던 대로 행복한 가정으로 만드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당연한 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질과 시간에 대해서만 청지기 직분을 잘 감당할 게 아니라 자녀와 가정에 대해서도 청지기 직분을 충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가정의 분위기를 신앙적인 분위기로 조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어느 단체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가정 공동체도 분위기가 좋아야 만사가 형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가정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가훈을 삼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 살면서 미국 사람들이 환경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가 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도로 하나를 만들 때도 이 공사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연구부터 하지 않습니까? 미국에는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라는 환경청이 있는데 이 기관의 권한은 절대적입니다.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환경청의 의사를 번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지탄을 받으면서도 마이 웨이를 외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가정과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가정의 가치(Family Value)를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의 행복을 위해 주신 고귀한 선물입니다. 가정은 인간의 행복의 보금자리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의 기본적인 단위입니다. 우리 인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가 건강해야 우리 인체가 건강하듯이,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나라가 건강해고 온 세계가 건강해집니다. 가정이 병들면 사회도 국가도 세계도 덩달아 병이 들고 맙니다. 그런데 참으로 불행한 것은 점차 가정이 병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1970년에 출간된 『미래의 충격』이라는 유명한 저서를 통해 이미 오래 전에 미래에 닥쳐올 충격적인 변화들을 예고한 바 있는데, 그의 예언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미래의 사회는 새로운 기술의 발달과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정보의 홍수로 인해 여러 가지 충격적인 변화가 있을 것인데, 그 중의 하나가 가정 해체입니다. 미래의 가정은 생명공학의 발달로 시험관 아기가 출생하고, 성도덕의 파괴로 시리즈 결혼이나 계약결혼이 유행하고, 독신주의가 팽배하는가 하면 일부다처제가 등장하고, 동성연애가 법적으로 인정되며,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가족 간 혈연이 무시되고, 그래서 마침내 가정이 와해되는 현상이 올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예언들이 이미 곳곳에서 적중되고 있는 현상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금 미국의 기독교 신앙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입증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자들의 숫자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면 미국은 점차 기독교 국가라는 인식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고, 청교도 정신은 서서히 희석이 되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미국 땅은 우리 자녀들이 숨 쉬고 살아야 할 풍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들이 신앙적으로 나쁜 환경에서 오염된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녀들이 전통적인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신앙적인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결혼 제도는 분명히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합하는 것입니다. 요즘 이혼율이 높다 보니 자연히 편부모 자녀들의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미혼 자녀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기준에 따라 결혼제도를 존중하고 가족의 가치관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인생의 다른 분야에서 성공했다 할지라도 가정생활에 실패한 사람은 진정한 성공자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가정을 잘 가꾸고 잘 지켜나가는 가정의 청지기 직분, 가정 지킴이의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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