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여행] 쇼팽이 사랑한 폴란드, 폴란드가 사랑하는 쇼팽

와지엥키 공원에 있는 쇼팽의 동상.

폴란드한인회는 매년 바르샤바 역사문화 탐방을 실시하고 있다. 새로 폴란드에 부임하는 기업체 주재원이나 폴란드에 거주하기 시작하는 한인들이 폴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인들이 서로 친목하고 화합하는 시간을 갖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15일에 실시한 바르샤바 역사문화 탐방에서는 폴란드가 사랑하는 쇼팽의 발자취를 더듬어보았다. 쇼팽 생가를 시작으로 쇼팽의 심장이 묻혀 있는 성십자가 성당까지, 폴란드 국민들이 얼마나 쇼팽을 사랑하지를 한인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프리데릭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 1810~1849)은 성년이 되어 비엔나로 떠난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죽을 때까지 폴란드로 돌아오지 못했으면서도 임종 시에 “나의 심장만은 폴란드에 보내주시오”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당시 조국인 폴란드가 국가를 잃어 평생 조국을 그리워하며 살아야만 했던 비운의 작곡가 쇼팽은 39년의 짧은 생애동안 21개의 녹턴(nocturne), 58개의 마주르카(폴란드 전통악곡), 26개의 전주곡 등 총 195개의 피아노 독주곡을 작곡한 천재 작곡가다.

17세기 소비에스키 3세가 여름별궁으로 건축한 빌라누프 궁전.
17세기 소비에스키 3세가 여름별궁으로 건축한 빌라누프 궁전.

1830년 바르샤바 봉기가 일어났을 때 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음악공부를 하고 있어 직접 봉기에 참전하지는 못하고 파리로 떠났다. 하지만 58개의 마주르카, 17개의 폴로네즈(폴란드 궁중음악) 등을 작곡하는 등 폴란드에 대한 애국심을 보였다.

쇼팽은 결핵으로 인해 1849년 파리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마무리했는데, 폴란드에서 가져온 흙으로 그의 무덤을 매장했다고 한다. 현재 폴란드는 5년마다 쇼팽 콩쿠르를 개최해 그의 음악적 재능을 기리고 있으며, 그의 심장은 성 십자가 성당에 안치해 폴란드인들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2015년 쇼팽콩쿠르에서는 조성진 씨가 우승하면서 폴란드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수준을 한층 드높였다.

쇼팽의 심장이 안치되어 있는 성십자가 성당 내부 돌기둥.
쇼팽의 심장이 안치되어 있는 성십자가 성당 내부 돌기둥.

지난해 역사문화 탐방의 첫 번째 코스로 쇼팽의 음악적 재능을 키워 주었던 젤라조바볼라(Zelazowa Wola)에 있는 쇼팽생가를 방문했다. 쇼팽은 여기서 7세 때에 G단조를 작곡하고 8세 때는 공개연주회를 했다.

폴란드정부는 2차 대전 때 파괴됐던 생가를 복원했다. 공원 가운데에 박물관이 있는데 쇼팽이 사용하던 피아노, 악보, 가구 등과 함께 쇼팽 자화상이 전시돼 있다. 매 일요일 12시와 오후 3시에는 쇼팽 연주회가 열려, 박물관 앞에 있는 벤치에서 쇼팽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폴란드가 가장 강력한 왕권국가를 형성한 시절인 얀 3세 소비에스키 국왕(재위 1674~1696)의 여름별궁인 빌라누프 궁전을 둘러보았다. 당시에 여러 국가들로부터 침입을 받아 혼란스러운 정국을 타개하고 1683년 비엔나전투에서는 비엔나의 요청으로 전쟁에 참여해 오스만투르크를 물리친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며, 바로크양식으로 지어진 이 별궁은 사랑하는 왕비를 위해 건축했으나 소비에스키 왕이 오랜 기간 전장을 누비면서 건강이 좋지 않아 말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이다.

세 번째로 폴란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와지엥키 공원을 방문했다. 와지엥키 공원은 매 일요일 오후가 되면 멋진 옷을 입고 산책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폴란드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폴란드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원이다.

 

1764년에 폴란드 마지막 왕인 스타니스와프 포니아토프스키(재위 1764~1795)가 왕의 권력을 빼앗기고 1795년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3궁으로 분할되는 국가의 종말을 맞이할 때까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온갖 화초들로 화려하게 꾸미고 여름별궁으로 이용했던 곳이다.

지금도 호수와 수많은 꽃들 그리고 다람쥐, 공작 등이 사람과 공존하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폴란드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는 폴란드가 사랑하는 쇼팽의 동상이 있으며, 동상 옆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는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일요일마다 2차례씩 야외에서 쇼팽 연주회가 열린다. 폴란드가 쇼팽을 끔찍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네 번째 방문지는 쇼팽의 심장이 묻혀있는 성십자가 성당(Holy cross church)였다. 쇼팽의 심장은 중앙의 좌측 돌기둥 아래에 묻혀있는데, 그 옆에 앉으면 쇼팽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쇼팽이 죽은 후에 폴란드인들은 그의 주검을 폴란드로 가져오려고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그의 여동생이 심장만을 가져와 이곳에 안치했다고 한다. 쇼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그를 기리는 마음으로 늘 싱싱한 꽃을 갖다 놓는다.

성당을 나와 길 건너편에는 최초로 지동설을 제창한 위대한 천문과학자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 좌상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바르샤바 구시가지를 방문했다. 먼저 구시가지 입구에 들어서면 1596년에 수도를 크라쿠프에서 바르샤바로 이전한 지그문트 3세 국왕의 동상을 만날 수 있고 왕궁을 볼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바르샤바의 상징 인어상이 있는 구시가지 광장을 보고 후문을 통해 폴란드가 낳은 위대한 과학자 마리퀴리 부인 생가를 방문하고 행사를 마무리했다.폴란드한인회(회장 고신석)은 올해도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바르샤바 역사문화 탐방을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행사는 오는 5월31일에 예정돼 있다.